Camino De Norte-12일차 (Guemes - Santander)
출발지역 Guemes
도착지역 Santander
준비물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21.1 km / 7시간 (배타는 거리까지 포함)
주요지점 Guemes - Cerdigo - La Magdalena - La Vantilla - Santander
자치주 Cantabria
아침 일찍부터 소란스러웠다. 어제 저녁에 우리와 더이상 여행할 수 없다는 말을 쉽게 내뱉고 되돌아 가자고 한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 할 수 없었다. 힘들어도 서로 얘기하고 풀어갈 수 있을텐데도 일방적으로 정하여 통보하듯 말해버리기에 그냥 돌아갈 수 없어 나와 후배는 끝까지 북쪽길을 가겠다고 했다.
결국 그 친구 혼자 돌아가는 것으로 결론이 나자 이른 아침부터 짐을 정리한답시고 소란을 떤다. 자기 짐을 챙기면서 남에것은 아무대나 버리고 던져버린다. 아무리 화가나도 가려야할 부분이 있는데도 말이다.
아침부터 정신이 사나웠다. 멍하고 어떻게 나머지 길을 가야할지 고민이다 못해 스트레스가 넘칠 지경이다. 당분간 북쪽길에서 만난 재필이와 후배,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나머지 길을 나서야 했다.
Guemes의 알베르게는 기부제로 운영하지만, 어제 저녁식사에 이어 아침에도 식사를 제공해 준다. 내가 기부한 금액에 비해 과분한 대접을 받고 길을 나섰다.


언덕을 내려와 마을길로 접어 들었다. 오늘도 초반에는 도로위를 걸어야 했다. 순례길에대한 선입견을 가진체 길을 걸었다면 무척이나 실망했을 것이다. 편하고 아름다운 숲이나 자연을 바라보는 둘레길이기보다는 마을의 교회와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까지 갈 수 있는 어쩌면 최단 코스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편견이 없다보니 주어진 순례길을 받아들이고 이를 이해하려고 하였다. 숲길도 마을길도 해변길도 존해하는 북쪽길 본연의 모습이라 생각하면서...



마을을 지날때마다 더욱 유심히 노란색 화살표를 찾게 된다. 갈림길이 많아 방심하는 순간 엉뚱한 길로 접어들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 헤매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와 다시 화살표를 찾아야 하고 그만큼 시간을 손해보기 때문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 도심에 접어들면, 인도보도블럭이나 벤치, 아니면 바닥에 표시가 있는지 확인한다. 그래도 못찾으면 주변에 교회(Iglesia)를 찾으면 이어갈 수 있다. 10월이 접어든 북쪽길에는 과실나무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때로는 밤나무가 때로는 무화과나무에 열린 열매를 따다 간식으로 먹을 때가 있었다.
자연이 주는 간식인 셈이다.


다시 해안 절벽 가까이 다가선다. 앞서 지나갔던 다른 도시와 다를바 없지만 이곳에 수직 절벽은 꽤나 위험해 보이면서도 웅장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근처에 모래 해변도 존재한다. 해변을 만나면 노란색 화살표 찾기가 더욱 어렵다. 근처에 바위가 없어 표시할 수 없고, 우리나라처럼 리본을 설치하지도 않는다. 결국 해변이 끝날때까지 걸어가야만 다음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절벽의 해안길은 생각보다 편하다. 바위길도 아니고 모래언덕이거나 그냥 오솔길처럼 경사진 오르막도 별로 없다. 찬찬히 해변을 둘러보며 풍광을 감상하는 그런 길이다.
고운 모래 해변위에 아직도 수영이나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인다. 이곳은 여름이면 서핑을 배우며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는 것도 Santander에 도착해서 알게 되었다. 재필이는 여기서 며칠을 더 쉬었다 간다고 한다.






해변을 따라 걷다가 순례자들을 만났다. 간단히 인사만 하고 서로 걷기에만 열중한다. 해변에는 너무나 조용하여 떠들며 얘기하면 왠지 혼날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넓은 바닷가에 갈매기조차 보이지 않고 고요한 순례자들만 모래밟는 소리만 낼 뿐이다.

해변 건너편에 제법 큰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곳이 Santander라는 휴양의 도시이다. 저기까지 가려면 Santona에서 마찬가지로 작은 배를 타고 건너가던가 바다 계곡을 우회하여 걸어야 한다. 우회하는 길은 생각보다 길다보니 그냥 배를 타고 건너는 것이 편하다. 북쪽길에서는 3번에 걸쳐 배를 타고 다음 도시로 이어갈 수 있는데 Santander가 마지막 배를 타고 건너는 도시이다.
해변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작은 항구가 있음을 알려주는 표시가 있고 이를 따라가면 된다. 물론 노란색 화살표도 이를 따라 간다. 연락선은 수시로 다니지 않고 시간표대로 운행하며 중간에 경유를 한다. 따라서 Santander 까지 가려면 중간 경유지에 내리지 말고 끝까지 배를타고 가야 한다.


항구에서 10여분 기다리니 배가 다가 선다. 사람들이 배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출발한다. La Vantilla에서 Santander까지 약 30분 정도 배를 타고 갔다. 오늘은 여기서 쉬어가야 겠다. 아침부터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고나니 힘들기만 했다.




항구에 도착하여 다시 바닥을 살피며 순례길 이정표를 찾았다. 너른 도시에 비해 이정표는 쉽게 찾을 수 있었고 표시를 따라 Santander 알베르게까지 무사히 도착하였다. 아직 이른시간인지 알베르게 문이 닫혀 있다. 설마 잘못 찾아온것은 아니겠지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문앞에 알베르게 표시가 제대로 보이지 않은것이 원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순례자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카나다에서 오신 나이 지긋한 할머니 2명이 우리옆에서 같이 알베르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공립알베르게 개방시간은 오후 4시 전후이다. 아무리 일찍가더라도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드디어 알베르게의 매니저가 도착하여 문을 열어준다. 빨리 들어가 숙박비를 지불하고 쉬려는데 잔돈이 없어 고액 지폐를 내미니 잔돈이 없다고 매니저가 대답을 한다.
아뿔싸!!! 어디가서 바꿔야 하나? 슈퍼마켓을 들려야 하나?
잠깐 고민하는 사이에 카나다에서 오신 할머니께서 나의 숙박비를 대신 내주신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을 대신할 뿐이였다. 전혀 모르는 이방인인 나한테 이런 친절을 베푸는게 너무가 놀라웠다. 그저 같은 길을 걷는 순례자라는 동질감이 만들어낸 호의와 친절이 이곳에서는 당연한 생활이라는것을 이날 이후로 깨달았다.


오늘은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슬픔보다 기쁨과 즐거움이 더욱 크고 배신당한 감정의골을 조금씩 메꾸어 주고 있었다. 순례길을 찾은 원래의 목적은 이게 아니였지만 지금은 마음의 치료가 목적이 되어버린듯 하다.
오늘 받은 호의를 어떻게 되돌려주어야 할지 고민이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Santos Mártires
숙박비 (유로) 6유로
침대형태 Dormitory
침대수 38bed/1방
담요제공여부 No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샤워장은 남녀구분없음 )
세탁기/건조기 No / No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No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Yes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사무실을 겸하고 있는 알베르게이며, 오후1시 30분 이후 오픈함.
2) 외부에서 초인종을 눌러야 문이 열림
3) 외부에 전철 및 기차역이 있어 걷는대신 기차로 이동 가능
4) Guemes-santander로 이동할 때 배를 타고 이동(2유로/1인 아침8시부터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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