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Norte-11일차 (Laredo - Guemes)
출발지역 Laredo
도착지역 Guemes
준비물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29.6 km / 9시간
주요지점 Laredo - (by ship) - Santona - Noja - Bareyo - Guemes
자치주 Cantabria
안좋은 예감은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
어제 저녁에 분명히 다음 날 아침밥을 먹지 않을거라고 했는데, 그 친구는 아침일찍 일어나 밥을 해놓고 안먹는다고 생때를 쓴다. 더 기분이 상할까봐 피곤한 몸을 일으켜 세워 고추장에 밥을 비벼 꾸역꾸역 먹었다. 어떻게던 멀리까지 온 스페인에서 무리없이 보내고 싶었던것이 내 마음이였다.
그런데도, 이 친구는 계속 화난듯이 행동을 하고 먼저 자리를 떠 순례길을 나섰다.
"아.. 아침부터 어의없네. 왠지 불안하네..!"
Laredo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Guemes까지 가는 길에 배를 타고 가야하는 구간이 있다. San Sebastianㅇ로 갈때에도 배를 타고 건넌적이 있는데 두번째 배를 타고 건너가게 되었다. 물론 우회하여 걸어갈 수 있는 코스도 존재한다. 단지 좀더 길게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었다면 배를 타지 않았을 것이다.
해안을 가로질러 반대편에 다다르니 선착장이 나타난다. 영어를 잘해서 길을 찾는것이 아니라 눈치와 스페인어 아래 그려진 그림을 보고 유추하여 찾아가는 경우도 많다. 배를 타기위한 선착장으로 가는것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배에 올라설때에도 친구는 아무런 대꾸나 행동이 없다. 처음부터 몰랐던 사람인냥 우리를 대한다. 점점 갑갑해지는 현실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였다. 작은 배를 타고 건너는 사이에 고민만 깊어져 갔다.
배에서 내려도 우리를 인식하지 않고 자기 가던 길대로 간다. 슈퍼마켓에서도 마주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어쩌자는 건지....




북쪽길은 해안을 따라가는 길의 연속이다. 평범한 해변길이 아니라 절벽옆을 기어오르듯 올라가 옆으로 걸어가야 한다. 어제 걸었던 해벼길과 비슷하지만 Guemes로 가는 절벽 해안길이 더욱 힘들고 어렵게 느껴졌다.



해안을 가로질러 Noja라는 도시에 들어섰다. 기존 도시와 달리 구획이 반듯하게 그어진 신도시 같았다. 순례길 화살표를 찾는것도 쉽지 않았다. 어디에 표시되어 있는지 계속 주변을 둘러봐야만 했다. 특별하게 갈림길은 없지만 표시가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는다.
어렵사리 표시를 따라 도심을 빠져나오니 한적한 숲길이 이어진다. 점심 식사때 잠깐 대화를 한것 외에는 이친구는 계속 우리를 무시하고 있었다.



순례길이야 혼자걸어도 되고, 둘이 걸어도 좋은 길이다. 단지 한국에 둘레길처럼 멋진 풍경이 연이어진 숲길을 생각했다면 실망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는 순례길의 의미를 우선 생각해야 하는 길이다.
그래도 작은 교회의 풍경도 멋지고 한적한 시골의 스페인마을도 멋지기만 했다. 그런대도 더욱 큰 기대를 가지고 나섰다면 마음에 들지 않을 길이다. 작은 시골마을에 들어서도 현지인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어딘가에 숨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그저 우리보다 앞서 걷는 그친구만 보일 뿐, 다른 순례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Guemes의 알베르게 주변에는 아무런 시설이 없다고 들었다. 먹을 것을 챙겨갔지만 그래도 걱정이 없어지지 않았다.
한적한 순례길위에서 난 풍경을 감상하고 멋진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하기 보다 앞서가는 친구를 어떻게 화해하고 갈라진 감정의 틈을 메꿀 방법에 골몰하고 있었다.


작은 마을을 벗어나 산위로 올라설때 외떨어진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Guemes의 알베르게 이다. 기부제로 운영하는 이곳은 순례자들을 위해 다음 길에대한 설명회 뿐만 아니라 저녁식사도 제공해 준다.
우리도 알베르게에 들어서니 보이지 않았던 순례자들이 여기에 다 모인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방에 자리를 잡고 짐을 풀때까지 그 친구는 아무런 대꾸가 없다.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별다른 말이 없다. 그렇다고 나마저 멍하니 있을 수 없어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했다. 웃으면서 저녁식사를 하던 중 그 친구가 한 마디 진하게 쏘고 간다.
" 좋냐? 재미있냐?"
이 한마디 남기고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즐겁고 편하게 쉬어야할 알베르게가 이렇게 불편할 줄이야... 행복한 기억을 담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헛으로 날리고 배신감을 맛보아야 하는 순간을 가져야 한다니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이 아득해져만 간다.

Guemes로 가는 길은 배를타고 건너가야 하는데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순례길은 마냥 걸어야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배를 타고 건너라고 하니, 이것이 맞는 건지 혼란스럽기도 했다. 결국은 순례길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으로 내 스스로와 타협을 하였다 배를 타면 어떻고, 걸어가면 어떤가? 내 목적은 순례길따라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까지 변하지 않고 찾아가면 되는 것인데...
꼭 걸어서 고행을 자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라는 생각으로 Guemes에서 하루를 마감한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La Cabaña del Abuelo Peuto
숙박비 (유로) Donative
침대형태 Dormitory
침대수 4,8bed/1방, 총 70Bed 이상
담요제공여부 No
부엌/조리시설 No
화장실/샤워장 Yes (화장실/샤워장은 남녀구분 )
세탁기/건조기 No / No
아침식사 제공 Yes
인터넷 사용 No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No
Bar No
Restaurante No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기부제이며 저녁과 다음날 아침식사 제공
2) 저녁7시에 알베르게 및 다음코스에 대한 설명회가 있으며, 영어와 스페인어 등으로 설명해 줌.
3) Guemes-santona구간을 배타고 건너감(1.7유로/1인), 우회길도 있으며 5km이상 추가로 걸어야 함.
4) 저녁식사 제공하며 별도의 비용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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