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갈까?]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해안가 주변을 다니면서 여행을 한다. 아니면 한라산을 등반하기위해 산간지역으로 올라오기도 한다. 산록도로 주변에 볼거리가 없거나 다녀볼만한 숲길도 없을거라는 생각에 그저 도로를 따라 지나치는 차량들만 가득하다. 하지만, 한라산둘레길도 사려니숲부터 영실입구를 지나 천아저수지까지 숲길이 이어져 있고, 휴양림같은 곳도 곳곳에 숨어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서귀포자연휴양림은 알지만, 서귀포시에서 조성한 '치유의숲'은 잘 알지 못한다. 빽빽한 삼나무가 가득한 곳... 한라산에 올라가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되지만 산아래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체력에 상관없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치유의 숲은 그런 곳이다.
[어디서부터 시작을 할까?]
돈내코 유원지 사거리에서 산록도로를 타고 오른쪽으로 10여분 정도 가면 오른쪽에 좁은 오르막 임도가 보인다. 아직도 공사중인지 휴양림의 정문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고 시오름을 검색하여 찾아가는게 그나마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초입 안내소를 지나 300여 미터 올라가면 방문자센터 건물이 나타난다.

여기까지는 차를 가지고 올라올 수 있으나 숲길을 좀더 즐기고 싶은 마음에 차는 도로변에 세우고 우리는 걸어온라온 것이다.

치유의 숲 안내표시를 보면 다양한 숲길과 잣성길을 포함하여 대략 10km가 넘는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고, 엇갈리듯 사방으로 펼쳐져 있어 걷고싶은대로 걸으면 된다.

안내센터 뒤편에는 통나무집 펜션이 8채 정도 세워져 있다. 약 10평도 안되보이는 원룸형태이고, 숙박만 가능한 휴양림내 통나무집이다.

안내센터에서 오른쪽 주 임도길을 따라 올라가면 양옆으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서로 마주보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길 주변에는 아직 배수로 공사때문에 파헤쳐진 곳도 간간히 보인다.

갈림길 군데군데 조성한 산책길을 소개하는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각 산책길 구간에는 이름이 붙어있고 독특한 발음으로 불러야만 한다.

임도길을 따라 올라가면 힐링센터까지 걸어갈 수 있고 경사도가 낮은 임도길이라 체력이 약한 사람들도 천천히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이다. 대부분 삼각형모양의 키큰 나무는 삼나무숲이다.

사려니숲같은 곳에서 보아오던 삼나무보다 훨씬 키가 크고 나무 밑둥도 크다. 웬만한 사람 혼자서 안을 수 없을 정도이다.

힐링센터에 다다르면 삼나무숲 아래 산책길과 숲속교실로 사용할 수 있는 공연공간이 있다.



힐링센터는 아직 개관하지 않았지만 건물은 대부분 공사가 완료되어 있다. 여기에 화장실 등이 있어 쉬어가기 적당하다.



힐링센터 건물 뒤쪽으로 여러 산책용 숲길이 이어져 있는데 가장 너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시오름과 한라산둘레길과 만나게 된다.


중간에 말라있는 계곡도 있는데 간간히 고인 바위틈 계곡에 화살표 모양을 한 물고인곳도 있다. 시오름 가려면 이 화살표대로 가면 된다.

오르막길 중턱에서 왼쪽으로 표시판을 따라 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시오름 정상이다. 여기서는 한라산이 제법 가깝게 조망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시오름정상에도 동백나무가 많아 떨어져 있는 동백꽃이 붉은색 카페트 처럼 펼쳐져 있기도 하다.

시오름을 내려와 다시 왼쪽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서면 한라산둘레길과 만난다. 여기 오르막길은 바위가 많아 여간 신경쓰이는 구간이다. 자칫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 둘레길 중 동백길 구간(돈내코탐방안내소-무오법정사 구간)에 해당하는 곳과 만난다.

여기까지 확인하고 다시 치유의숲길을 따라 되돌아 내려오면 약 8km 정도 되는 숲길을 걸을 수 있다. 물론 양옆으로 펼쳐진 숲길을 더 다녀보면 거리는 늘어난다.

여기는 삼나무뿐만 아니라 4,5미터가 족히 넘는 동백나무도 가득하다. 좀더 이른계절에 온다면 가득 피어난 동백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항상 답사를 하면 다시오고 싶어하는 곳이 있는 반면에 다시는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곳도 있다. 숲이 안좋아서가 아니라 안전하지 않은 이유때문이다. 아니면 코스가 힘들어 여유를 부릴 틈이 없을때도 있다. 치유의 숲은 말 그대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오면 좋은 곳이다. 사람이 없고, 자연을 가까이하고, 새소리들으면서 쉬엄쉬엄 걷는 그런 곳이다. 복작이는 제주의 사려니 숲보다 한적함을 택한다면 산록도로 주변의 숲길을 찾아가면 좋을 듯 싶다.
[여행 TIP.]
* 치유의숲은 공사완료되어 개방되었고 탐방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사전에 서귀포치유의숲 웹사이트에서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없으니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 주변에 식당 등 편의시설이 없으므로 치유의 숲에 오려면 식수, 비상식량 등을 준비하여야 한다.
*한라산 둘레길을 걷다가 힘들어 중간에 탈출하고자 할 경우, 시오름 표시를 따라 내려오면 치유의숲과 연결이 되어 빠져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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