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 Camino Del Norte

Camino De Norte-3일차, 새벽의 상쾌함을알다

강세훈 메이데이 2021. 12. 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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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Norte-3일차 (Zarautz - Deba )

 

출발지역 Zarautz

도착지역 Deba

준비물 :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24.9 km / 7시간

주요지점    Gran Camping - Zarautz - Getaria - Zumaia - Itziar - Deba

자치주  Pais Vasco

 


 벌써 3일째 아침을 맞이한다. 

 발바닥에 물집이 50원짜리 동전만했던 것이 이제는 500원짜리 동전만큼 커졌다. 바늘로 구멍을 내어 응급처치를 해보지만 그 순간 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는 만큼 고통도 커지고 있다.

 

   물집이 생긴 발이 덜 고통스럽게 하려니 걷는 방법밖에 없었다.

 

  알베르게의 아침은 매우 일찍 시작된다. 북쪽길은 산지형이 많기도 하지만 해가 늦게 뜨는 편이다. 대부분 순례길에서는 6시부터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고 하지만, 북쪽길은 7시부터 시작한다. 그래도 밖을 나서면 컴컴하기 때문에 너무 일찍 일어나는 것은 민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은 일찍 나서야 했다. 내가 서두르기 보다 동행한 친구가 일찍 가자고 아침부터 난리다. 여유가 없는 아침은 하루가 피곤하기만 하다.

 

  6시 반을 지나 Gran Camping  알베르게를 나왔다. 여기서 Zarautz까지는 도로를 따라 가거나 알베르게 옆 해변가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우리는 왠지 분위기가 좋을것 같은 좁은 해변길을 선택하여 걸었다.

 

  아직 동트기 전이라, Zarautz 시내의 불켜진 모습이 야경을 바라보는 듯 했다.

  

  일찍 일어난 탓에 아침식사를 거르고 나왔다. 순례길을 시작하면서 아침식사는 꼬박 챙겨먹어야 했다. 끊임없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충전(?)을 위해 필요한 행동이다.

 

  전날, 슈퍼마켓에서 식사거리를 준비하지 못한 탓에 시내에 들어가 아침식사할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레스토랑이 Bar는 아직 문이 잠겨있었고, 그나마 빵집 한 군데에 불이 켜져 있어, 그곳으로 향했다.

 

  크라상 한 조각 과 커피 한 잔...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급진(?) 아침식사이다.

 

  따스한 커피 한 잔이 곁들여지니 조금은 차가웠던 몸이 풀리는 듯 하다. 본격적인 3일 차의 순례길을 시작할 수 있겠다 싶다.

 

  오늘의 목적지는 Deba이다. Camino순례길을 정해진 코스라는 개념이 없다. 시작점부터 최종 목적지인  Santiago De Compostela까지 연이은 일방향의 길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여기를 찾아오는 순례자들은 나름 가이드북을 참고하여 일정을 정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걸을만큼의 거리를 정해서 일정을 짠다. 

 

  하루 일정의 목적지는 대부분 공립알베르게가 있는 도시이거나 마을이다. 우리도 일정을 짤때의 우선 기준은 공립알베르게가 있는 도시 또는 마을, 그리고 슈퍼마켓이 필히 있는 곳이어야 했다. 그래야만 삼시세끼의 식사를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일찍 출발하니 좋은 점은,  하루가 여유롭다는 것과 북쪽길은 해안을따라 걷는 순례길이다보니 해돋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확 트인 바다와 산지의 풍경때문에 신선한 공기도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Zarautz에서  Getaria 까지는 해안을 따라 걷는다. 옛 성처럼 보이는 건물과 해안도로가 인상적인 곳이다.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사이클이 자나가는 대도 자가용들은 경적 한 번 울리지 않고 알아서 천천히 운전을 한다.

 

 오늘이 일요일이여서 인지, 해안도로를 따라 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이 꽤 많다. 자세히 보니 60세 이상 넘어보이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헬멧에 사이클링 복장을 입고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모습들이 부럽기도 하였다. 

  

나도 나이를 먹으면 저런 모습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지만, 아직은 모르겠다는 마음에서의 답변이 들려온다.

 

  Getaria를 도심을 벗어나면서 살짝 오르막길이 보인다. 오르막길 옆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도심속에 자동계단 이라니... 나름 문화적인 충격을 받은 첫번째 모습이다. 

  에스컬레이터는 당연히 실내에 설치되어야하는 시설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을 주민을 위해 공공의 편의를 설치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였다.

 

 북쪽길은 산지가 제법 많다.. 아주 높지는 않지만 대관령 평온에서 좀 더 높은 산을 돌아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 꽤나 많다.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넓은 목초지위에 한가로이 식사를 즐기는 소떼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짙은 푸른색 바다가 풍성한 색감을 더해준다.

 

   넓은 목초지 뒤에 옅은 벽돌색의 지붕이 언뜻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다가 설수록 나름 커다란 항구마을이 눈앞에 들어온다. 

   Zumaia는 작은 조선소가 있을 만큼 큰 항구도시인 듯 했다. 빡빡한 일정속에 시작한 순례길이여서 도시를 만났을때 여유롭게 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다. 사전에 정보가 부족한 탓도 있지만, 북쪽길에서 만난 도시중에 유명한 장소를 꽤나 많이 접하게 된다.

 

 북쪽길은 스페인 여행과 순례길의 두 가지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코스라는 생각이 점점 깊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다음에 다시 북쪽길을 찾아오게 될때는 보다 많은 시간을 두고 지나가는 도시에서 하루씩 머무르는 '도심걷기' 하던 습관대로 보내보고 싶다.

  Zumaia를 벗어나자 다시 목초지와 살짝 오르막 산길을 만난다. 

 

목장을 지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는 어김없이 빗장걸린 문이 가로막고 있다. 그래서 문 옆으로 살짝 돌아가 한다.  이러한 목장을 지나가는 순례길의 모습은  한국에서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제주올레길을 찬찬히 걷기시작하면서 낯익은 풍경에 놀라곤 하였는데  순례길을 걸으면서 보았던 자연 풍경과 많이 흡사하다는 것을 한참후에 알게 되었다.

 

   Itziar에 들어서기 전 갈림길에서 우리는 조금 고민하기  시작했다. 노란색 화살표는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것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GR로 표시된 안내판에는 산길을 따라 걷도록 되어 있었다.

  

  아직 순례길에 서투른 우리는 GR표시와 노란색화살표를 동일한 순례길 표시로 인식하고 있을때였다. 먼저 다녀왔다는 동행이 그렇게 얘기하니 믿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순례길 막바지에 접어들어서야 전혀 다른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GR표시와 노란색 순례길 표시가 같이 표시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야만 한다.

   정확히 모르던 이당시에는 GR 표시를 따라 걷는 경우가 많았다. 흙길인데다가 숲과 자연 풍경이 매우 멋있었기 때문이다.  Deba로 가는 길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자연공원처럼 펼쳐진 잔디밭과 숲을 따라가는 것이 훨씬 편하고 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너른 초원에 판초위를 깔고 그위에서 낮잠을 청했다. 이런것이 진정한 휴식이고 순례길의 참맛이 아닐까 싶다.

 

   휴식을 취한 후 내리막길을 따라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Deba이다. 도시 자체가 절벽에 세워진 도시인듯 마을 중심으로 가려면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 다행이도 알베르게는 마을 초입에 있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내려가지 않아도 되었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위해 Deba 중심가로 내려가 본다. 여기서도 또다른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마을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기 때문이다.

 

  간만에 저녁은 레스토랑에서 순례자메뉴(Peregrinos Menu)를 먹기로 했다.  Deba에서 만난 순례자들이 같이 식사하러 가자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하는건 아니지만 낯선 동양인이 매우 특이했는지, 아니며 도와주고 싶었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준다. 그리고 더듬거리며 말하는 영어를 싫거나 불편한 기색없이 외국인 순례자분들이 잘 들어준다. 그저 고맙고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를 이곳까지 데려온 동행 하나만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영어를 잘못하는 이친구는 나름 웃으며 짧은 영어로 소통하는 내모습에 열등감을 느꼈는가 보다.  

 

   북쪽길을 같이갔던 우리 세 명의 관계에도 불김함이 번지기 시작했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municipal 

숙박비 (유로)      5유로

침대형태             Dormitory

침대수                14bed/1방 총 60Bed

담요제공여부      Yes

부엌/조리시설    No

화장실/샤워장    Yes (남녀구분되어 있음)

세탁기/건조기    3유로/ No

아침식사 여부     No

인터넷 사용        No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Yes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주변 식당에 순례자 메뉴(Peregrino Menu)를 판매하는 곳이 있으며, 정식메뉴와

    동일하게  에피타이저용 샐러드, 본코스, 후식 순서대로 음식이 나오고, 물(Aqua) 또는 와인(Vino)을 선택해야 한다. 2가지 모두를 선택할 수는 없다.

2) 학교를 개조하여 숙소로 만들어 놓음. 남녀 구분없이 순차적으로 자리배정 됨

3) Deba 마을입구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이를타고내려가야 시내로 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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