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 Camino Del Norte

Camino De Norte-23일차 순례길을 걷는이유

강세훈 메이데이 2022. 2. 5. 21:32
728x90
반응형

Camino De Norte-23일차 (Soto de Luina - Cadavedo)

 

출발지역   Soto de Luina

도착지역  Cadavedo

준비물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21.7 km / 6시간 

주요지점     Soto de Luina - Albuerne - Santa Marina- Ballota - Cadavedo

자치주         Asturias

 


 하루하루가 갈 수록 아침은 점점더 어두워져만 갔다. 동트는 시간도 조금씩 더 늦어지는만큼 가을도 깊어갔고 추위마저 느껴질 정도이다.

 

  넓은 알베르게에 비해 머무는 순례자가 많지 않다보니 온열기구를 틀어도 그닥 따스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런대로 하루를 머물고 대충 씻고 빵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순례길로 나섰다.

 

   Soto de luina시내를 벗어나자마자 갈림길 표시가 보인다. 왼쪽과 직진으로 갈리우는 표시... 하나는  Ballotas로 가는 길이고 하나는 Camino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표시석옆에는 진하게 노란색 화살표가 직진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출발하자 마자 고민하게 만드는 표시였다.  고민하다가 오른쪽 화살표를 따라 가기로 했다. 왠지 산으로 올라가는 길보다는 도로변을 따라가는 길이 편하고 용이할것이라는 생각도 스쳐갔다.

 

  전날, 관리원이 설명해준 코스에서는 이부분을 얘기하지 않은것 같았는데 미쳐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나보다.

Soto de luina 관리원이 보여줬던 Cadavedo가는 순례길 지도- 도로따라 가는길과 숲길 갈래길이 공존한다.)

 

 

 직진으로 방향을 잡고 동트는 하늘을 보며 걷고 있다. 대부분 도로를 따라 가는 코스이지만 낮은 야산을 거치는 숲길도 군데군데 존재한다. 대부분 해안으로 트여있는 마을과 마을을 경계선처럼 이어진 낮은 야산을 넘어가는 것이였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산과 산 사이에 평원이 있고 그사이에 마을이 존재하고 있으며 순례기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옛길로 보였다. 아침일찍 나선길인지 아니면 원래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도로에는 차량 통행이 뜸했다. 어쩌다가 지나가는 차량도 사람이 보이면 경적울리지도 않고 천천히 우리옆을 지나갔다. 도로길이지만 예상보다 운치가 있다. 새로생긴 고가도로 뿐만 아니라 옛 운치를 지난 석축의 철교도 도로사이를 가로질르고 있었다.

 

 

  마을과 마을을 거쳐가는 산길을 만나면 어김없이 밤을 줍는게 시간을 할애했다. 나는 빨리 가서 쉬고 싶은데 내 동행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그저 천천히 걸어가면서 밤도 줍고, 쉬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를 만끽하고 싶은듯했다. 마음은 타들어가지만 나또한 속도를 늦추어 같이 갈 수밖에 없었다. 따로 걷는건 더이상 경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산길은 어제보다 좀더 어렵다. 여태 걸었던 순례길 코스 중에 가장 숲길다운 길이였다. 좁은 오솔길처럼 길게 뻗쳐있고, 풀숲도 무성하다. 하지만 길지 않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 했다.

 

   이렇게 숲이 우거진 곳에서도 노란색 화살표와 순례길 이정표는 잘 보인다는 것이다. 마을에서야 담벼락에라도 그려놓지만, 이러한 숲에서는 나무나 길변에 널린 바위에, 도로변 가드레일에 노란색 화살표를 그려 놓아 순례자들이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이것도 주변 풍경을 보다가 아니면 대화하는 사이에 지나쳐 보지 못했다면 그건 순전히 자기자신 탓이다.

 

   도로변을 걸을때도 있지만 심하다 싶을정도로 도로를 건너 다니며 마을사이로 걸어갈때도 있다. 뒤돌아 보면 도로따라 직진하면 될것을 마을길로 우회하여 걷게 만든다. 안전을 위해서 그런것일까? 아니면 마을 작은 교회와 마을의 풍경을 보여주기 위함이였을까?

 

 Santa Marina를 지나면서 위로만 보였던 철로가 서는 간이역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였다면 이곳도 개발을 통해 제법 큰 역사 건물을 세웠을텐데 여기는 버스역처럼 보이는 간이역 모습을 지녔다. 그렇다고 역사의 기능을 못하는것도 아니다. 어찌보면 합리적인 선택이였을 것이다. 군더더기 없는 필요한것만 지어놓아 자연과 어울리게 하는것으로...

 

 

  마을길을 걷가보니 해안이 보인다. 원래대로 관리원이 보여준 코스대로 였다면 바다가 보이지 않았을텐데 우리는 바다가 보이는 해안길로 접어 들었다. 다시 지도를 보니 해안길로 우회한것이 맞는것이였다. 아예 길을 잘못들어선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은 놓였다. 앞으로 며칠동안 바다를 볼 수 있겠지만 이후에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목적지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오늘은 21km 정도 걸었다. 어제에 비하면 무척이나 짧은 거리이다. 그만큰 도착시간도 빨라졌으니 푹쉬는것으로 했다. 알베르게에 자리를 잡으니 아무도 없었다. 4인용과 6인용  침실이 있는 방 중에 4인용 방에 자리를 잡고 짐을 풀었다. 부엌은 있지만 조리도구가 없다. 결국  빵과 참치캔으로 식사를 해야만했다.  Cadavedo에 슈퍼마켓이 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가야 했다. 

 

  되돌아 와 보니 외국인 한 명이 머물고 있었다. 독일에서온 의사인 Peter였다. 자기의 병들어 죽어가는 친구를 위해 순례길을 걷고 있는데  Santiago de compostela에 갔다가 다시 집까지 걸어서 돌아가는 중이란다. 이렇게 오늘은 3명이서 너른 알베르게에 머물게 되었다. 같이 식사를 하며, 짧은 영어로 그동안 궁금했던 것도 물어보고 답변도 받았다.

 

  그중에 그 분이 물어본다.

 

   " 왜 여기 순례길을 걷고 있어요?"

  "저는 가이드북을 만들기위해 순례길에 왔어요. Peter는 왜 오셨어요?"

  " 내 친구가 병이들었는데 친구가 낫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여기에 왔어요. 되돌아 가려는데 좀 힘드네요. 책      을 쓴다고했죠? 책 만들면 보내주세요. 꼭 책을 쓰길 바랄게요."

 

  북쪽길 가이드북이 완성되면 보내주기로 했지만, 난 아직도 책을 쓰지 못했다. 대신 이렇게 시간이 흘러서야 글을 쓰고 있었다.

 

   그때에는 단순히 책을위해 순례길에 왔지만, 본연의 순례길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왜 내가 여기를 걸어야 했을까? 친구로부터 배신도 당한 이곳에 왜 걸을까?

 

   숙제가 해결된것 같았는데 또 다른 과제물이 생긴것처럼 마음이 홀가분하지 않다. 한동안 내가 여기에 온 이유를 생각하며 걸을 것 같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municipal

숙박비 (유로)    5유로

침대형태           4bed/1방 / 6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Yes (일부만 제공)

부엌/조리시설   Yes (취사 불가능)

화장실/샤워장    Yes (샤워장 및 화장실은 남녀구분 없음 )

세탁기/건조기    No / No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No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Yes

                          Bar                      Yes

                          Restaurante     No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숙직실같은 분위기로 화장실이 1개임.

2) 식기는 있으나 조리는 불가능 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