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Norte - 34,35일차, 땅끝을 향해
Camino De Norte-34,35일차 (Santiago de Compostela - Fisterra)
출발지역 Santiago de Compostela
도착지역 Fisterra
준비물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간선버스로 이동
주요지점 Santiago de Compostela - Fisterra
자치주 Galicia
34일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쉬는 날...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우리가 머무는 Seminario menor 알베르게는 옛 수도원을 개조해서 만든 곳이다. 넓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단층 싱글침대로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 옆에는 개인 사물함이 열쇠가 꽃힌채 놓여 있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기위해 내려가니 나이 많은 한국인 부부가 보였다. 습관적으로 한국말로 인사하니 받아주신다. 자기네들은 독일에서 온 부부이자 친구라고 한다. 그래서 언틋 들었던 독일로 일때문에 들어간 광부얘기를 했더니 자기네들이 그 광부들이라고 한다. 부인들 한 분은 간호사 출신이라고 했다.
와 !! 역사책에서나 보아온 분들을 실제로 여기서 만나다니... 이런 인연이 있을 수가...
짧은 오전 시간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어떻게 갔었고, 여기에 왜 왔는지 등등... 나이들어 여행을 위해 이곳에 왔다는 두 부부가 멋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까지 들었다. 저렇게 당당하게 보이는데 내가 이렇게 생각해야할 이유가 없을 텐데도 왠지 모를 미안한 감이 들은것 같았다.

깊은 얘기를 뒤로하고 산티아고성당에서 열리는 순례자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성당으로 향했다. 오후 12시 미사는 찾아오는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라고 한다. 나는 카톨릭신자는 아니지만 순례길을 무사히 마치고 온 사람들을위해 축하해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미사이지만 여기에 앉아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나도 한때는 순례자였으니까..
그리고 성당을 찾은 또 하나의 이유는 '보타푸메이로(Botafumeiro)' 라는 대향로의식을 보기위해서이다. 2011년에 갔을때만해도 향로의식을 자주 있는 행사가 아니여서 이를 보는것만으로 커다란 행운이라고 했다. 내가 머물었던 산티아고에서의 3일 동안 나는 향로의식을 2번 보는 행운을 맛보았다.
웅장하게 흔들리는 저 향로의 모습은 언제보아도 마음을 떨리게 만들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주는의식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거의 매일 대향로 의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기부자가 많은가 보다.

순례길 초창기에 순례자들이 성당에 찾아오면 땀냄새와 다른 냄새가 섞여 퀘퀘한 냄새를 풍겼다고 한다. 성당에 안좋은 냄새가 퍼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향로를 피워 순례자들에게 뿌려주었다고 한다. 이렇게해서 시작된것이 향로의식 이라고 한다.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산티아고 시내를 둘러보았다. 기념품도 사고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어제 찾아갔던 그 식당에 다시 가보았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잘 사용할 수 없었던 시기였던지라 식당 사장의 도움을 받아 산티아고시내와 버스터미널 위치 등을 알아볼 수 있었다. 짧은 영어실력이지만 참아주고 들어주고 도움을 주려는 스페인 분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였다.

35일차... 대륙의 끝을 향해...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하루를 휴식하고 다시 걷기를 시작하여 묵시아 또는 피스테라를 걸어간다고 한다. 걷는 일상이 관성처럼 몸에 베어 계속 걸어야만 살아있는(?) 기분을 느끼기 때문일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피곤한 일정을 소화하고 짧은 기간으로 인해 버스를 타고 피스테라에 다녀오기로 했다. 묵시아와 피스테라 둘 중에 한 곳만 갈 수 있는 일정이라 고민하다가 피스테라를 선택하였다. 이때만해도 묵시아를 가야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식당 주인의 도움을 받아 확인해둔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갔다. 수없이 오가는 버스 중에 2층으로된 피스테라행 버스가 눈에 띄었다. 이 버스를 타고 3시간이 넘는 피스테라까지 이동했다.
밖에는 또 구름이 몰려오더니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피스테라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다. 그렇지만 100km도 안되는 거리를 3시간에 걸쳐 운행하는 버스를 타면서 괜히 울컥올라오는 것을 경험했다. 한국이였으면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할 거리이지만, 여기는 완행버스로 마을을 돌고 돌아 간다. 게다가 도로고 좁고 굽은 길이 많아 속도를 높이지도 못하고 운행하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조급증이 여기서 이렇게 발현이 되었다. 급한것도 없는데 좀더 여유롭게 간다고 바뀌는것도 아닌데 늦게가는 것을 탓하는 내 스스로가 한심하게 보였다.
버스에서 내려 다시 순례길에서 했던 습관대로 노란색 화살표를 찾기 시작했다. 길을 잘 모르니 이곳에서 화살표가 있을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터미널에서 벗어나 도심 골목 사이에서 노란색 화살표를 찾았다. 한 번 찾은 화살표는 다음 길을 안내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정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피스테라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 걸어가니 저 멀리 홀로 서있는 등대건물이 보였고, 도로 옆에는 힘들게 걷고있는 순례자 동상이 보였다. 그리고 익숙한 돌로된 순례길 표시석을 만났다. 유난히 외로이 서있는 표시석이 신기하게 보였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거리표시가 특이했다.
" 0.00K.M."
더이상 걸어갈 순례길이 없음을 의미하는건지, 아니면 여기가 순례길의 시작을 의미하는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저 숫자는 여기가 시작이던 끝이던 종료점을 알리는것은 분명했다. 이곳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절벽아래에서 자신들이 입고온 옷이나 신발을 불태우며 마무리를 하는 의식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10월이 한참지난 오늘은 순례자들도 별로 보이지 않았고 불태우는 의식을 하는 순례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의식을 해보지 않고 돌아서서 가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에 우리끼리 라이터로 작은 불을 피워 가져온 수건과 옷가지를 태웠다. 그리고 무사히 여기까지 왔음을 마음속으로 감사하며 빌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피스테라를 오가는 버스가 하루 4~5번 정도 있다. 막차시간이 대체로 일찍 마무리 되기에 당일로 피스테라에 온다면 머물 수 있는 시ㄴ이 3~4시간 밖에 없다. 차라리 1박하면서 일몰을 보는 여유를 가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심정으로 서둘러 피스테라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고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혹시나 늦어 못타면 어쩌나하는 노파심에 일찍 터미널로 향하게 만들었다.


















에필로그.
순례길의 마지막은 묵시아에서 끝냈어야 했다. 이또한 준비하지 못하고 찾아가다 보니 대륙의 끝이라는 이유로 피스테라를 찾아갔지만, 순례길의 의미를 생각하면 묵시아(Muxia)를 찾아갔어야 했다. 성 야곱의 시신을 찾은 곳, 그 시신을 보호하기위해 성모마리아가 나타난곳 이기때문이다.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묵시아는 두 개의 해안이 마주보는 독특한 풍경을 가진 마을이며, 조용한 어촌마을이다. 산위에서 내려다는 풍경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Seminario Menor
숙박비 (유로) 10~12유로
침대형태 177bed
침대수 Single Bed
담요제공여부 Yes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샤워장/화장실은 남녀구분 없음 )
세탁기/건조기 무료 / 2유로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Yes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Yes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Yes
기타 정보
1) 부엌과 거실공간이 0층에 있으며 계단 따라 내려가야 함.
2) 인터넷사용가능(1유로/30분) / 취사가능
3) 유명한 순례자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이 있음.
4) 추가비용을 내면 개별 룸 형태의 숙소를 배정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