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Norte-15일차 순례길은비를타고
Camino De Norte-15일차 (Comillas - Colombres )
출발지역 Comillas
도착지역 Colombres
준비물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29.4 km / 8시간
주요지점 Comillas - El Tejo - La Revilla - San Vincente de la Barquera - Unquera - Colombres
자치주 Cantabria -> Asturias
Comillas에 있는 알베르게는 숙박동과 거실동이 따로 있다. 그래서 비가내리면 양쪽을 오가다가 잠깐 비를 맞게 된다. 그러다 보니 좀더 따스하고 이불이 있는 숙박동에 일찍들어가 쉬었었다.
아침에 눈을뜨니 밖에 하염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전에도 비를 맞고 걸었던적이 몇 번 있었지만 아침부터 비를 맞으며 걷는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가져온 옷이라고는 가을에 입는 아웃도어자켓과 얇은 긴팔뿐이였다. 춥지않다는 친구의 말에 가볍게 가져온 옷들이 그닥 쓸모가 없다. 있는 옷가지를 겹쳐입고 판초위를 뒤집어 쓰니 그나마 온기를 가둘 수 있었다.
알베르게를 나와 아래쪽 계단을 내려오면서 순간 화살표가 보이지 않아 한참을 헤맸다. 도심 중앙으로 들어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결국 왔던길로 되돌아 나왔다.


다행이도 Colombress까지 가는길은 포장길이 많다. 그렇다고 차도보다 인도와 마을길이여서 신발이 젖거나 진흙가득한 길을 걷지 않아서 다행이였다. 벌써 순례길에 접어든지도 보름이 되어가니 모든 생활이 자연스러워졌고 불편함이라고는 없었다.
그저 그렇게 걷고 또 걷고하는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였다. 바뀌는 것이라고는 마을 풍경과 Cantabria주에서 Asturias주로 변경되었다는것 뿐이다. 자잘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것은 변함이 없었다. 그사이에 해변을 마주하면서 독특한 풍경을 덤으로 볼 수 있는것만이 변화였다.


잔잔한 바다처럼 내 마음도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 친구의 배신감도 폭발할듯 격했었지만,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다. 앞으로 한국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이 되었지만 그것도 걷다보면 큰 걱정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달래고 있었다.

San Vincente de la Barquera에 다다르니 며칠전에 배신한 친구가 보내온 문자가 생각났다. Guemes에 있을때 못다챙긴 짐을 가지고 San Vincente de la Barquera로 오라는 문자였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문자였지만 대수롭지않게 여겼었다. 그러다가 마침 그곳에 다다르니 살짝 짜증이 났다. 후배와 잠깐 의논을 했다. 물건을 주고갈지 아니면 그냥갈지....
결국은 마음편하게 그냥 가자고 했다. 얼굴 보면 자기가 사고칠것(?)같다는 후배말에 조금은 걱정이되어 발길을 돌려 San Vincente de la Barquera를 바삐 벗어났다.

낮으막한 오르막길을 올라 야산을 넘어가니 다시금 한가롭고 조용하다. 아침부터 내렸던비도 어느정도 그쳤고 짙은 구름만 낮게 드리워져 있었다. 보수공사 중인 성도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기보다 빨리 좀 더 멀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점심때가 되었지만 땅이 젖어 적당하게 쉴만한 장소가 보이지 않는다. 좀더 걸어가다보면 나타나겠지하고 좀더 마을길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Serdio에서 Municipal 알베르게를 만났다. 아직 열지 않은 새로지은 건물이였다. 잠깐 둘러보고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먹다남은 식빵에 참치캔과 플레인요거트가 전부인 점심식사였다. 여유있게 자금을 가져오지 못해 최대한 아끼며 걸어야 하는 상황이 갑갑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먹을 수 있다는것이 다행이다.



잠깐의 휴식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너른 강하구도 지나고 산길을 접어들어 Unquera라는 마을에 들어섰다. 작은 도시이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여기를 벗어난 다음 도시였다. 습관적으로 큰도시에 들어서면 슈퍼마켓(Supermercado)를 찾는것이 일과이다. Colombres에는 Bar나 식당은 있지만 슈퍼마켓이 없다고 안내서를 보았기때문에 저녁식사거리와 내일먹을 양식을 구해야 했다.
슈퍼마켓에서 사는 메뉴는 거의 같다. 빵과 침치캔, 요거트, 치즈 또는 슬라이스햄은 기본적으로 구매하고 저녁거리는 파스타 또는 쌀을 사다가 주먹밥을 해먹을때도 있다. 오늘같이 날이 추울때면 빵보다는 따스한 음식이 생각나기 마련이지만 여유롭지 않은 현금상황이 한탄스럽기만 했다.




슈퍼마켓에서 먹을거리를 잔뜩사고 계산대에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내차례가 되어 계산을 하고 있는데 캐셔 아가씨가 무언가 하나 더 건네준다.
"이게 뭐에요? 저 이거 사지 않았는데요?"
" 가져가세요, 순례자이죠? 이거 여기 사은품인데 그냥 드리는 겁니다."
웃으며 워시용샴푸를 건네준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슈퍼마켓을 나왔다. 이렇게 받은 제품으로 빨래도하고 머리도 감고 샤워할때도 사용하면서 남은 순례길을 깔끔하게(?) 다닐 수 있었다.
드디어 Colombres로 가는 마지막 고개길과 만났다. 박석같은 돌로 평평하게 다듬어 놓은 길이다. 우리내 천편일률적인 인도의 모습이 아니다. 길에도 나름 등급을 메긴다면 여기가 1등급 인도일 것이다.


마을에 다다르자 또다시 습관적으로 알베르게를 찾아다녔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마을체육관을 알베르게를 겸하여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별도의 자리가 없어 매트리스 또는 간이침대를 선택하여 자기가 아무대나 펼치면 숙소가 된다.
그러다 보니 늦은 밤에 체육관에 찾아온 마을주민과 섞여 운동하는 사람과 쉬는사람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이 연출된다.


나는 매트리스를 선택하여 운동기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때가 되니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피자와 Cidra 한 잔을 마시며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신기한것은 여기에 오니 영어가 참 잘들린다는 것이다. 영어사전도 이렇게 도움이 예전에 미쳐 몰랐다. 사람은 닥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실감한다.
여기서 만난 젊은 Villu와는 며칠동안 동행자가 되었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cogida en el Polideportivo
숙박비 (유로) 3유로
침대형태 간이침대 또는 매트리스
침대수 제한없음.
담요제공여부 No
부엌/조리시설 No (전자레인지 사용가능)
화장실/샤워장 Yes (샤워장 및 화장실은 남녀구분 )
세탁기/건조기 No / No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No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Yes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마을체육관의 일부를 활용하는 것으로 정해진 침대가 없다.
2) 크레덴시알 스탬프는 체육관 밖에 있는 cafeteria에서 확인 해주며, 문이 닫혔을 경우에는 담당자가 직접 체육관에서 확인해줌.